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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작가넷 > 습작원지 > 수필문학 > 연변문학 2017년 2호 추천작품-맑은 아침의 명상(김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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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16 16:04
연변문학 2017년 2호 추천작품-맑은 아침의 명상(김의천)
 글쓴이 : 작가협회
조회 : 2,258  

                                      맑은 아침의 명상

                                                 김의천




      련 며칠 찌프리던 날씨가 간밤에 비를 폭주로 퍼붓더니 동이 트면서 파아란 하늘을 선사한다. 아빠트창가에 서서 동녘 저 멀리 두둥실 떠오르는 태양의 빛발속에 바야흐로 환해지는 맑은 하늘을 우러러보노라니 밖으로 나가고싶은 충동이 밀물처럼 일어난다. 명랑한 아침, 절호의 산책시간이다.

      아빠트문을 나선 나의 발길은 자연스레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돌려진다.

      그다지 큰 공원은 아니지만 자그마한 호수도 있고 또 산이랍시고 흙을 실어다 쌓아놓은 덩실한 언덕도 있는, 기본적인 륜곽을 갖춘 공원이다. 하늘을 찌를듯한 포플라수림이 있는가 하면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와 신비스런 기운을 내뿜는 선풍도골의 소나무수풀도 있고 또 온몸을 푸른 오각별로 치장한 단풍나무와 부채처럼 생긴 연록색잎을 하느작거리는 은행나무수풀도 있다. 또 북경 같은 차거운 북방날씨에 어떻게 키웠는지 궁금한 푸르싱싱한 대나무수풀 그리고 이곳저곳에는 철 따라 주렁주렁 탐스러운 열매로 하늘의 해님을 우러러 반겨웃는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배나무, 감나무, 찔레나무, 대추나무가 있다. 

      그 나무들 공간마다에는 푸르른 잔디가 깔려있고 여기저기 자생한 이름 모를 들꽃들이 아침의 싱싱한 이슬을 머금은 화사한 얼굴로 반겨준다. 참새는 작아도 오장륙부를 다 갖추고있다고 이화원(颐和园)이나 북해공원(北海公园)과 같은 명승지들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그래도 여유작작 즐길수 있는 공원이다.

      봄이면 눈부시도록 활짝 핀 복숭아꽃, 살구꽃들의 꽃대궐, 이 꽃 저 꽃 쉴새없이 날아다니는 꿀벌들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귀맛 좋게 들린다. 여름이면 금시 뚝뚝 떨어질것만 같은 록음의 정갈한 세계, 그 푸르름앞에서 삼복더위의 폭염도 엉거주춤 기가 한풀 꺾인다. 가을이면 불타는 단풍의 축제, 귀전을 스치는 설렁설렁한 바람 또한 정겹다. 겨울이면 은빛크리스마스를 방불케 하는 설경, 번거로운 도심에서 그을렸던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참으로 공원은 별로 크지 않아도 일년사시절 계절에 따라 자연미를 맛 볼수 있는 공간, 그야말로 “풍경은 여기가 유독 좋구나(风景这边独好)”라는 그 어느 시구가 적격이다.

      벌써 여기저기서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나는 공원안의 이리저리 뚫린 아늑한 오솔길을 따라 거닐고있다. 새알 같은 하얀 조약돌을 박아서 닦아놓은 오솔길, 푸른 융단 같은 잔디가 깔린 수풀, 드문드문 한두사람이 내옆을 스쳐지날뿐 나 혼자의 세계다.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오솔길을 거닐면서 서서히 펼쳐지는 풍경에 자유로이 시선을 준다. 어디선가 중국민악음률이 은은히 흘러나온다. 소리나는쪽을 바라보니 여러 로인분들이 카세트의 잔잔한 음악에 따라 태극권(太极拳)을 하고있고 얼마 더 걸어가니 울긋불긋 옷단장을 한 아줌마들이 어느 코치의 구령에 따라 칼춤을 추는 장면이 나타난다. 다음 장면은 소나무옆정자, 거기서는 한 경극(京剧)팬이 옆사람의 호금(胡琴)반주에 맞추어 한곡조 넘기고있고 고개를 돌려 오른켠을 바라보니 련못가에서는 아마추어촬영가들이 사진기를 들고 활짝 핀 연분홍꽃들에 이리저리 초점을 맞추느라고 분주하다. 시선을 좀 멀리 주니 공원 변두리 전문코스로는 조깅하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씩씩하게 뛰여가고 그옆 포플라수림속에서는 몇몇 애티나는 소년, 소녀가 자그마한 노트장을 펼쳐들고 무엇인가 외우고있다. 대자연의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속에서 약동하는 생명들, 모두가 나름대로의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다. 이제 오라지 않아 그들은 삶의 에너지가 흘러넘치는 심신으로 아침일과를 마칠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음의 로후일과를 펼칠것이요, 청장년들은 직장으로, 소년소녀들은 학교로 나가 저마다의 삶의 터전에서 최선을 다하겠지.

      성하의 푸르름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활의 친근한 현장을 감상하면서 거닐던 나는 아늑하게 다스려진 마음으로 사색의 나래를 펼친다. 머나먼 어린시절의 정겨운 추억, 청장년기 인간수업나날들의 감회, 앞으로의 삶의 려정에 대한 동경, 그리고 요지경처럼 돌아가는 세상의 천태만상, 오솔길코스를 벌써 세번째나 돌고있건만 나의 사색의 고리는 눈앞의 장면장면의 노크를 받아 쉴새없이 이어진다.

      이렇듯 자그마한 공원의 오솔길산책은 나에게 자연의 미, 생활의 미를 펼쳐줄뿐만아니라 정신의 세계도 펼쳐주면서 삶의 보람을 뿌듯이 느끼게 한다. 물론 나의 오솔길산책은 쵸몰랑마봉을 정복하기 위한 거창한 등산이나 태산 같은 명산을 일견하기 위한 환상적인 산행과는 다르다. 나의 오솔길산책은 그러한 눈앞의 공리(功利)적인 목적을 떠나 그저 차분한 마음으로 눈앞의 세계를 관조하면서 평범한 매일매일을 알차게 살기 위한 수련이다. 이런 오솔길 산책은 야심찬 최고봉 정복을 위해 산비탈을 톺아오르며 추락될가봐 공포심에 떨 필요도 없고 명산을 일견할 욕심으로 개미떼 같은 인파를 헤집고 좌충우돌하느라고 번거로움에 눈을 찌프릴 필요도 없다. 나의 오솔길산책은 어느 최고봉을 발밑에 둔 그런 광기어린 부르짖음이나 명산을 일견한 소원성취의 쾌감과 같은 그런 황홀한 결과는 없어도 자연과 일상을 음미하고 사색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온과 만족을 준다. 거의 매일과 같이 거듭되는 오솔길산책이건만 그 어떤 권태감도 모르는것은 나에게 자연의 미적향수와 생동한 삶의 모습 그리고 명상의 즐거움을 갖다주는 과정이 있기때문이다.

      얼마전 한 유명한 불교성자가 쓴 《행복론》을 읽은적이 있다. 불교저서라기보다는 삶의 의의를 파헤치고 인생의 행로를 가리켜주고저 한 철학저서였다.
저자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이란 물질(그리고 물질과 밀착된 세속적인 관념)주의를 탈피한 정신적 안정과 평화라는것이다. 그러면서 정신적 안정과 평화란 결코 일시적으로 갑자기 나타나는 궁극적결과가 아니라 인생을 영위하는 간단하고 지속적인 과정에서 사소한 수련과 동반하는 “자연물”이라고 천명하였다. 즉 인생이란 눈부신 결과보다 미세할지언정 꾸준한 적선의 과정이 필요하다는것이다. 결국 행복이란 “결과론”자에게가 아니라 “과정론”자에게 차례진다는 뜻이였다.

      오늘도 나는 이 오솔길을 따라 거닐면서 그 《행복론》의 참뜻을 음미하고있다. 사실 행복이란 어마어마한 학자들이 제시하는 행복지수(幸福指数)처럼 복잡한 수학풀이가 아니다. 이윽고 사색의 코스는 오래전부터 뇌리에서 감돌던 생각으로 이어진다.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일가? 순간 인생이란 어쩌면 오늘과 같이 오솔길을 걷는 산책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 나는 이 오솔길에서 그 《행복론》이 가리켜주는 인생길을 걷고있는것 같은 환각에 물젖어 기분이 흐뭇해진다. 스스로 “과정론”의 신봉자라고 생각하는 나 역시 인생려로에서 그 무슨 “결과”가 주는 물질적성취감이 아니라 이 오솔길산책처럼 그 “과정”이 가져다주는 정신적만족감과 그에 따른 마음의 평화를 선호한다.

      어느땐가 향항의 한 신문에서 모 재벌가가 사회자선에 재미를 붙이고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 기사에 대한 한 사회학자의 평어가 흥미로왔다.

      말인즉 그러한 소행은 “불량배로부터 신사로 탈바꿈한 부자들에게 있음직한 일”이라는것이였다. 물론 그가 그 재벌가의 자선행위 자체를 폄훼하는것은 아니였다. 나도 얼마간 동감이 갔다. 따져보면 그 재벌가는 빌 게이츠나 바펫처럼 자기의 성실한 로동과 출중한 재능으로 축재한 재벌가가 아니였다. 재부의 원시축적과 렬변(裂变)팽창 과정에서 얼룩진 피비린 소행이 얼마간의 자선으로 속죄될수 있고 또 그래서 발편잠이라도 잘수 있는 행복을 누릴수 있겠는가 하는것이 의심스러웠다.

      물론 선행에는 선후가 없다. 한번은 어떤 모임에 갔다가 동료였던 모씨를 만났다. 승진하여 크게 한자리 하던 량반이였다. 그는 나를 보더니 반색을 하며 다가와 한마디 하는것이였다. “야, 퇴직하고나서 생각해보니 인생에 제일 중요한것은 사람됨됨이(做人)야.” 재직에 있을 때 공명앞에서 수단을 가리지 않아 물의가 자자하던 인간이였다. 서로 허물없는 사이기는 하지만 어쩐지 심술이 나서 좀 꼬집어주고싶었다. “자네 당장 어느 절에라도 출가할 셈이 아닌가?” 이미 감투를 벗었으니 후회약을 먹는것도 사치인가보다. 하여튼 나는 그 량반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축하의 인사로.

      얼마전 아침 출근시간에 시내행 교외 지하철을 탄적이 있었다. 차안은 거의 청일색으로 뻬이표우(北漂-북경사람들이 지방에서 이러저러한 꿈을 품고 상경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젊은이들이였다. 꽉 박아선 차바구니안에서 잠이 모자라 꾸벅꾸벅 졸고있는 젊은이가 한둘이 아니였다. 그들의 무거운 얼굴을 바라보며 어쩐지 대견하면서도 측은해났다. 물론 사람은 열심히 살아야 하고 더우기 청춘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한다. 나는 앞으로 그들이 백만장자는 못될지언정, 또 무슨 “장”자를 달지는 못할지언정, 한마디로 그 결과가 어떻든간에 자기의 력력한 발자취로 마음의 평화가 이루어질것을 마음속으로 축복하였다.

      사실 포부나 리상과 같은 “꿈”은 누구에게나 다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결과론”자들의 “꿈”이 흔히 람용되여 부정과 비리-악을 낳기 쉽다는것이다.

      그런 집요한 “결과론”이 사그라든다면 이 “지구촌”은 오손도손 더 살기 좋은 오붓한 마을로 변천할것이다.

      가뿐한 마음으로 록음이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거닐면서 명상의 세계에 도취되여있노라니 아침해가 벌써 저만큼 껑충 솟아있다. 이제 나도 아침일과를 마무리하고 다음 일과로 넘어갈 때가 되였다. 머리는 맑아지고 두다리에 힘이 솟는 기분이다. 내 정든 오솔길이여, 안녕! 하지만 래일도 모레도 다시 만나 부지런히 거닐것이다. 평화롭고 때묻지 않은 그린(green)인생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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